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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는 다큐멘터리 <지구>를 보았습니다.
영국의 BBC와 독일의 그린라이트 미디어가 공동 제작하고 40명의 카메라감독들이 4500일에 걸쳐 담아낸 지구는 숨이 막힐 정도였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빨리 녹아버리는 바닷가로 먹이를 찾으러 나서는 북극곰 가족이나 적도에서 남극까지 4500킬로미터를 이동하는 혹등고래,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상모두루미, 물을 찾아 먼지폭풍을 뚫고 걷고 또 걷는 코끼리떼들을 보고 있자니 감동 이상의 무언가가 가슴을 꽉 채웁니다.

생이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일테지요. 남들이 보기엔 무모하고 무의미한 일 같아도 한 발 한 발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는 일 그 자체로서 충분히 의미를 지니고. 우리 인간의 삶도 다르지 않아서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과 뜻밖의 사건들을 마주치게 되는지. 갈팡질팡 쿵쿵 부딪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제 발로 걷고 걸어서 그렇게 또 생生.

화려한 춤으로 암컷을 유혹하는 극락새나 서투른 날개짓에도 두려움 없이 곤두박질치던 날아오르던 아기 원앙들은 또 어떻고요. 애틋하고 귀엽기 짝이 없습니다.

그렇게 장면 하나하나가, 카메라에 담긴 생명 하나하나가 마음 속에 와 닿습니다. 진정성이 담긴 영상은 관객의 마음을 건드리는 법이지요. 저는 카메라가 이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시선 자체야 다큐멘터리 특성상 담담하게 유지했지만 그 아래 깔려있는 애정이랄까요, 그 비슷한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코끼리가 사자의 공격을 받을 때라든지, 치타에 쫓기던 아기 가젤이 결국 균형을 잃고 넘어질 때라든지. 찍는 사람이 안타까웠으니 보는 저도 안타깝지 않았을까요.

그러니까 그런 것.
마음 속에 와 닿아 내게 말을 거는 것.

제가 생각하는 PR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저 상대에게 전달되고 공중에서 사라지는 일방적 메시지가 아닌 상대의 마음에 닿아 무언가를 이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이기를. 그러자면 애정과 진심을 가져야 한다고, 상대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진정성이어야 한다고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새삼 일러줍니다.


덧붙임.
이 영상이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까,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등이 궁금해졌습니다.
영화 말미에 "지구를 위해 당신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라"는 문구가 뜨는데 이러한 직접적 메시지가 효과를 가질까요? 오히려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침해당한 기분이 들게 하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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