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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는 한 샤브샤브 음식점에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사 시간이 아니었던지라 가게는 한산했습니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저쪽 테이블에서 주인을 불렀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 듯했습니다. 음식에 이물질이 있다거나 재료가 변질됐다거나 한 것이겠지요(이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맛있게 잘만 먹는=_=).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주인은 솥을 다시 가져오고 야채와 고기도 다시 내왔습니다. 버섯도 한 접시 가져오고요.
손님들은 다시 잔뜩 내어온 음식들을 보고 기분이 풀렸는지 고맙다고 하고 다시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보고 있는 저는 '저게 식당의 위기 관리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일이 가끔 있잖아요 왜.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위기를 해결할 수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지요.  
이 가게의 주인처럼 음식을 다시 내어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식에 문제가 있었으면 다시 내어오는 것이 당연한데 이건 위기 해결이라기보다는 당연히 해야 하는 기본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싶었던 것이죠.
이건 당연한 거지 고마운 것은 아닙니다. 위기는 당연한 것으로 커버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말이지요. 고마운 것이란 표현이 좀 모호한듯도 한데 일단 이런 문제에 대해 상대가 이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마워할 수 있는 정도의 액션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문제가 있었던(이미 감정을 상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음식을 더 먹으라고 무조건 내어주는 것이 반갑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정말 찝찝해서 더 이상 식사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고객이 이미 절반 이상 식사를 한 후라면?

소비자 입장에서 한번만 더 생각하면 당연한 것과 고마운 것의 구분이 좀더 명확해지는 듯도 합니다.

예전에 식당에서 음식에서 머리카락 같은 것이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매니저는 바로 사과를 하고 음식을 다시 내어주겠다고 하더군요. 사과도 정중했고 거의 식사를 다 한 후였던지라 괜찮다고 했더니 나갈 때 무료 쿠폰을 주더군요. 요리 하나를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쿠폰이었습니다. 그땐 굉장히 흐뭇해했는데-ㅁ-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음식값을 받지 않아야 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땐 고마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리 고마운 것만은 아니네요. 두고두고 생각해도 흐뭇하고 고마워야 진짜 제대로 된 위기 관리였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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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용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느끼지만 위기관리의 지혜라는 게 멀리 있는 게 아니지요. 식당과 위기관리의 지혜 잘 읽었습니다. :)

    2009/04/01 10:51
    • storyteller.song  댓글주소  수정/삭제

      용민 대표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일상의 모든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측면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PR 이론이나 마케팅 쪽을 공부하지도 고민해본 적도 없던 저에게는 굉장히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랍니다.
      정말 모든 일상이 PR적 측면에서 고민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꺼리들인 듯해요 :)

      2009/04/02 22:07
  2. 이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용민님 말씀처럼 거창하게 들리는 위기관리가 멀리 있는게 아니네요.
    이렇게 일상 생활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글이 정말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잘 배웠습니다 :)

    2009/04/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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